폴설리번 - 행동경제학을 저널리즘의 시선으로 파헤친 미국의 경제전문 기자.
현재 <뉴욕타임스>에서 ‘부의 문제Wealth Matters’를 연재하며 주목받고 있는 칼럼니스트. 다국적 경제지 <콩데 나스트 포트폴리오>, 국제 뉴스를 전달하는 고급 정론지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미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지 <바론스>와 영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에 글을 기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기자 겸 편집자,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미국 전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인터뷰를 했으며 <폭스 뉴스>에도 다수 출연. |
인생의 승자와 패자는 ‘클러치’에 달렸다!
이기는 게임 뒤에 숨겨진 심리 전략의 비밀
시작부터 불리한 게임이 있다. 결과가 불 보듯 뻔해서 애초에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나은. 이를 두고 우리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한다. 이 불리한 승부에 발 들이지 않는 것은 일견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평탄한 인생은 그러나, 시시한 인생의 다른 말이다. 아무것도 걸지 않고 대체 무엇을 얻겠는가.
법정에서 두 사내가 맞붙었다. 하나는 피고인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 측 변호사다. 후자의 패배가 뻔히 예상되는, 그래서 아무도 맡지 않으려던 사건이었다. 상대는 빌 게이츠, 그의 승리가 자명했다.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당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골치 아픈 기술적 문제와 거대 기업의 권력을 이용해 재판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이대로는 승산 없는 게임이 분명했다. 출발부터 수세에 몰린 변호사는 위기를 돌파할 결정적 전략이 필요했다. 상대를 한 방에 무너뜨릴 치명적인 급소, 상황을 전복시킬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신뢰성이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재판장에 던졌다. 거만하고 불손하게 굴던 빌 게이츠의 허점을 제대로 노린 것이다. 상황이 급반전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래서 결과는? 노련한 변호사의 압승이었다.
보통의 변호사라면 어땠을까. 마이크로소프트와 얽힌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파고드느라 골머리가 썩었을 것이다. 풀려고 할수록 더 엉켜버리는 실타래처럼, 의욕을 갖고 덤벼들수록 일은 더 복잡하게 꼬여 결국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여기서 안타까운 사실은 이것이 ‘예정된 실패’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대사가 걸린 결정적 순간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이는 학식이나 교양과도 무관하다. 성공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한 때일수록 스스로 실패를 선택할 확률이 크다. 대체 왜 그럴까? 인간 심리에 숨겨진 이 모순적 행동 패턴의 원인과 대응 전략이 바로 이 책 《클러치》의 핵심이다.
일생일대의 결정적 순간, 무겁게 짓누르는 긴장감과 압박감을 버틸 수 있는가?
클러치clutch는 사전적으로 ‘심각한 위기 순간의 긴장감’을 뜻한다. 바로 여기에 세상사 성공과 실패의 진리가 함축되어 있다. 사람들은 뭔가를 잘해보려 마음먹었을 때 두 팔을 걷어붙이고 콧김을 몰아쉰다. 이것이 함정이다. 무슨 소리냐고?
일이 뜻대로 안 되는 이유의 팔할은 바로 이 부담감 때문이다. 정말 잘해내야만 하는 순간, 너무 잘해보려는 그 마음 때문에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승부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일생일대의 순간, 긴장과 불안은 극에 달하고 부담감은 목을 조른다.
이 책의 저자이자 미국의 경제전문 기자 폴 설리번은 ‘클러치’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극심한 중압감으로 무너지고 마는 심리적 원인을 분석한다. ‘성공을 갈망하는 때일수록 왜 실패를 자초하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엄청난 압박감에도 성공을 이끄는 소수의 비밀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귀결된다.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심적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최상의 실력을 발휘한 인물들의 사례를 하나하나 추적해나가며 ‘클러치의 핵심전략’에 대한 근거를 더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클러치 전략은 포커싱, 자제력, 적응력, 몰입력, 에너지를 키워드로 한 다음의 5가지다.
첫째, 문제의 초점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
둘째, 충동을 억누르고 자제할 수 있는가?
셋째, 돌발상황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가?
넷째, 지금 여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가?
다섯째, 두려움과 욕망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가?
이 5가지 질문은 스스로에 대한 통찰인 동시에, 내면의 중심축을 세우는 기반이 된다. 거창한 듯 보이는 이 클러치 전략은 사실 저자의 처절한 자기고백에서 출발한다. 실전 상황에만 부딪혔다 하면 무시무시한 긴장감 때문에 번번이 일을 망쳤던 경험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평소 실력이라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고민하던 저자는 자신과 달리 묵직한 심장을 가진 ‘클러치맨’을 찾아 나선다.
무려 15년에 걸친 수십 명의 생생한 인물 취재를 바탕으로 저자는 일생일대의 순간에 무겁게 짓누르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최대의 성과를 끌어내는 실질적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엄청난 심적 부담감을 딛고 비범한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얻어낸 치밀한 결과물이자 현장감 넘치는 보고서다. |